우리 아이 응급 – 독감과 코로나 열성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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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한겨울과 초봄에 맹위를 떨치는 질환이 있습니다. 독감인데요, 독감은 독한 감기라고 알고 계신가요? 사실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호흡기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을 말합니다.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의 두려움으로 전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그런지 독감 환자가 많지 않았는데 2022년 말부터 2023년은 좀 다릅니다. 서서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의 두려움 없이 만나기 시작하면서 독감에 감염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성인은 코로나19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잘 낫고 이겨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상하셨듯이 노인과 소아의 경우인데요. 노인은 중증 폐렴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소아는 낫는 과정에서 고열이 나면서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열과 함께 열성경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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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은 3개월 영아부터 5세 이하 소아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중 두 돌 전후인 18-24개월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코로나19, 독감을 포함한 감기 바이러스 감염이나 편도염, 인후염, 중이염, 장염, 돌발진 등 열이 나는 감염성 질환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데요.

잘 조절되지 않는 고열이 있을 때 1분 내의 간질 경련(눈이 돌아가고 거품을 물며 손발을 움찔움찔 떨고 소변을 보기도 함)을 하고 저절로 멈추게 됩니다. 평소 건강하던 아이에서 뇌전증 가족
족력이 없고 머리쪽 외상이 없는 경우라면 대부분 뇌전증으로 이어지지 않고 5세를 넘어가면서 재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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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처음 열성경련을 경험하는 부모는 크게 놀라기 마련입니다. 내 아이가 갑자기 어떻게 되나보다 싶어 급한 마음이 들 텐데요. 흥분하지 말고 다음과 같이 대처해야 합니다. 일단 경련이 언제 끝날 지 모르기 때문에 119에 신고를 합니다.

이후 먼저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지 않게 보호해 줍니다. 매트나 이불 위에 눕히거나 수건을 머리에 받쳐주면 좋습니다.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면 풀어주면 좋지만 아이들이 입고 있는 얇은 잠옷 정도라면 구태여 벗길 필요는 없습니다.
경련 중에는 스스로 호흡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바로 인공호흡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른의 너무 강한 호흡 압력으로 위장에 있던 음식이 올라와 기도로 넘어가 흡인 폐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기도 확보 차원에서 살짝 턱을 들어주기 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높은 열이 경련의 원인이므로 찬 물을 가져와 얼굴을 제외한 머리카락,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부위에 물을 적셔주어 열을 낮춰주면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 이 때 쯤이면 경련이 멈추어 있을 텐데요. 30초 이내의 짧은 경련이었고 의식이 명료하게 깨어났다면 응급실에 방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열을 빠르게 조절하고 지켜보면서 다음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고 열의 원인을 파악해 치료받으면 되겠습니다. 다만 만약 간질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에 2번 이상 발생하면 그 때는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뇌염, 수막염이나 뇌종양, 뇌전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해서 그런데요, 그래서 소아신경과 진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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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최근 소아청소년과 입원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다수 없어졌습니다. 유수의 대학병원에 가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없어 입원치료가 불가하다는 소식인데요. 오랫동안 병원을 지키던 교수님들도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떠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의료보험 수가의 왜곡으로 수입이 낮고, 보호자와 갈등이 많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소아청소년과의 특성 때문에 많은 젊은 의사들이 이를 기피하게 되면서 발생한 일입니다.
최근에는 아픈 아이를 안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보기 위해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죠? 우리 사회의 미래인 영유아, 소아를 안전하게 키워내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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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독감이 유행하고 있고 코로나19도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는 지금.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는 감염 방지를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평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잘 쓰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30초 이상의 손씻기가 필수입니다. 기본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외출시엔 목도리, 장갑 등으로 보온을 하고 집에선 반신욕 등으로 체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B군, C, D를 챙기고 기회가 있을 때엔 햇볕을 보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식사할 때엔 초록색 잎채소를 다량 챙겨 먹고 과도한 가공식품과 밀가루 등 탄수화물을 피하는 것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지름길입니다. 술, 담배 피하는 것은 기본이고 육류 섭취는 줄여서 하루 50g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소아 응급에 관한 주제로 고열에 의한 열성경련에 대해 알아보고 응급처치 방법과 주의할 사항들을 짚어 보았습니다. 아이들 건강이 잘 지켜지는 사회, 아이들이 행복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들리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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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재 의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
화홍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2018.10
이천엘리야병원 응급센터 센터장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위원회 위원
2014.4~2018.9
뉴고려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2011.4~2014.4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2007.3~2011.3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진료부 전공의
2006.3~2007.3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진료부 인턴